이야기는 프로젝트 전부터 시작된다. 베이킹 관련된 건 모두 등안에게 물어보기로 해서(나 혼자 생각함) 등안에게 필요한 재료와 레시피를 물어봤다. 등안이는 말투가 참 귀엽다. 꼭 마지막에 ‘여’를 붙인다. 물어보니 자기 학교 말투라고 한다.
등안의 지휘 아래 재료를 시키려하는데 휘낭시에 틀이 없었다!
바로 등안에게 sos 했더니 처음에는 시키자고 하다가 내가 의견을 굽히지 않으니
자신의 틀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등안에 이어 빈대떡도 프로젝트를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카톡을 보내왔다. 참 고마운 친구다. 나를 사람으로서 좋아하고 그것을 넘어 챙겨준다.
프로젝트 날!
레시피를 칠판에 쓰고 그에 맞는 재료를 준비했다. 전에는 내가 다 재료를 찾아왔다면, 이제 현명하게 같이 하는 방법을 안다. 단톡방에 올린 레시파와 재료를 보고 다같이 칠판에 쓰고, 다같이 재료를 찾아온다. 아직 필요한 도구 같은 것은 잘 준비하지 못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장족의 발전이다!
라마같은 빈대떡 귀여미
등안은 버터를 녹였고, 빈대떡과 나는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했다. 그러다가 목공팀이 불러서 떠났다.
창작의 고통에 빠지다
나는 가서 텃밭 이름을 만드는 중대한 일을 했다. 식량창고, 우식여자(우리의 식량이 여기에 자란다_수박이 지음), 다가치 텃밭 등등 생각하가다 안돼서 앙꼬를 불렀다. 앙꼬와 티키타카 하며 이상한 말들을 툭툭 내뱉었다. 앞에서 ‘무엇이든~’ 꾸리들이 우릴 이상하게 보았다. 그리고 몇몇 제안한 이름에는 절래절래하기도 했다. 아주 토끼같이 귀엽고 순한 친구인 소원도 고개를 저었다.. 텃밭과 관련된 단어를 모두 적었다. 작물, 가꾸다, 씨앗, 흙, 키우다, 자라다- 그러다 앙꼬가 ‘작꾸만’ 어떠냐고 했다. 여기에 자꾸만 보고 싶은 텃밭+자꾸만 들여다봐야 하는 텃밭 이라는 의미를 끼워 맞췄다. 난 좋았지만, 꾸리들의 오케이 싸인이 나지 않아 더 머리를 굴렸다. ‘작꾸만’ 에 ‘작’을 ‘밭’으로 바꾸기로 했다. 그리하야 밭 삼남매가 탄생했다.
밭꾸리 : 꾸리가 꾸리는 텃밭
밭꾸만 : 자꾸만 보고싶은 텃밭
밭꾸냠 : 자꾸만 먹고싶은 텃밭
참 잘 지었다!
돌아오니
쪼로록 다같이 가루를 개량하고 있었다. 나중에 찍어놓은 영상을 보니까 한 명이 개량할 때 모두가 지켜봐 주고 있었다. 참으로 귀엽다!
그리고 “파랑~파랑~” 하며 만든 반죽이 물감 같지 않냐고 자랑했다.
랩을 잘 싸서 냉장고에 휴지시켰다.
등안 파티시에 님이 휴지를 많이 할 수록 맛있는 반죽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두 시간을 하자고 했는데, 그럼 프로젝트가 끝나는 시간이었다. 딜을 해서 12시 반으로 잡았다. 1시간 좀 덜 되는 시간이었다.
난 원대한 꿈이 있었다. 휴지 시키는 동안 부스를 꾸밀 팻말 정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데 일을 끝내자마자 꾸리들은 쉬는시간 모드가 되었다. 어르고 달래서 2층 부스 장소에 갔다. 준영이와 빈대떡이 이끌어줬다. 이들이 있어 다행이었다. 하지만 올라가자마자 덥다고 내려와 다시 쉬는시간 모드로 돌아갔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빈대떡과 준영과 박스를 가지러 갔다. 와서 준영 혼자 박스를 잘랐고 크레파스로 칠하는데 하기 싫다고 했다.
대환장 파티 시작
-보미는 옆에서 야구 숏츠를 보여주고 (물론 쉬는시간임을 확인하고)
-림보는 배고프다고 하고+ 구석에 가서 학원 숙제하고 (알고보니 가스 냄새 같은 걸 맡으면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등안은 오늘 프로젝트 팀장 회의 준비를 하자고 하고
쩜쩜쩜
버터달걀밥
밥 너무 많이 함.. 이거 30인분..?
완성 데스
하트 파라고 알려줬다
난 요즘 돈 없다고 찡찡대는 중이다. 특히 등안이에게. 등안이는 뭘 계속 사자고 하는데, 손도 커서 짱많이 사자고 한다. 하지만 처음에 너무 욕심내서 우리가 하기 버거운 큰 텃밭을 만든 것을 교훈 삼아 등안의 제안에 넘어가지 않는다.!
분명 프로젝트 할 때는 좀 짜증나고 지쳤었는데, 이걸 쓰며 꾸리들의 사진을 보니까 왜 또 웃음이 나는 지 모르겠다. 정말 귀엽다 (⸝⸝ᵕᴗ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