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협상이다
!!
10시에 모여 먼저 협상 뇌물을 만들었다. 뇌물은 버터쿠키!
등안이가 토요일 전부터 레시피랑 필요한 것들을 카톡방에 보내주었다. 6가지 맛이나 되는 쿠키 레시피였다. 다 하기 어려워서 그 중에 단 두 개를 투표로 골랐다. 초코랑 말차! ‘무엇이든~제작팀’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달콤한 초코와 수박의 입맛을 고려한 슴슴한 말차. 궁합이 좋다.
이날은 내(파랑)가 아팠다. 감기로 열이 나고 담적병(배 속 음식물이 소화되지 못해 남아 있어 독소를 내뿜는 지경)에 걸려서 죽 밖에 못 먹었다. 본가에서 일주인간 요양을 하고 엄마, 아빠가 아침에 차로 다가치에 데려다줬다. 엄마, 아빠 고마웡 ㅠㅠ 아파서 참 아쉬운 날이었다.
쨌든 등안에 지휘아래 버터쿠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날 장애물은 쿠키를 만들기에 환경이 척박했다는 것이다. 휘핑기도 부러져있고, 짤주도 너무 작아서 반죽이 들어가지 않았고, 작은 냉동고도 얇게 편 넓은 반죽을 넣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황마다 림보는 웃고 등안은 “파랑 이거 맞아요?”하는데, 이게 너무 웃겼다.
(사진 찍으려니까 반죽으로 가리는 등안이 짱귀여워…) 등안이가 들고 있는 건 얇게 편 초코 반죽으로 냉동고에서 ‘휴지’했어야 했다. 하지만 냉동고가 너무 작았다. 림보에게 저걸 냉동고에 넣으라는 말도 안되는 임무를 주고 나몰라라하고 있었는데, 왠걸 림보가 했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븐에 쿠키를 넣자 맛있는 냄새가 다가치를 온통 덮었다. 아팠음에도 그 냄새가 너무 좋았다. 기분 좋은 냄새~~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홀렸는지 완성될 때 쯤 하나 둘 모였다.
하지만 우리는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무엇이든~제작팀’과 약속한 협상 시간을 넘겼기 때문이다. ‘무엇이든~제작팀’은 자꾸 내려와서 언제 되냐고 확인했다. 내 맘을 아는건지 쿠키는 안 익고.. 림보는 배고파서 실신 직전이고.. 증말 똥줄 타는 줄 알았다.
→ 완성 사진은 아마 와락에게 있겠지 <완성 사진>
위에 사진처럼 귀엽게 완성되었다. 이제 서둘러 협상하러 가자!
우리가 협상하자고 다짐한 금액은 30만원이었다. 그리고 계산해봤을 때 최대 35만원까지 쓸 수 있었다. 갔더니 총 80만원 정도가 책정되어 있었다. 놀란 마음을 부여잡고 수박의 설명을 들었는데 참 다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말리지 않고 우리의 사정을 솔직하게 얘기했고 우리의 비장의 무기인 ‘매달 바뀌는 식당의 공짜 쿠폰’을 이야기했다. 거기에 덧붙여 매주 만드는 간식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쿠키에 맘이 사르르 녹은 건지 아이들은 오 좋은데?하며 넘어왔다. 이때다 싶어 다음 주는 “뭐 만들어줄까?” 라고 물어봤더니 “떡볶이!”라고 대답했다. “그래 떡볶이 만들어줄게!” 했더니 똑부러진 은하수가 “다양한 맛으로”라며 명언을 남겼다. 그래서 결론은 무엇이든 ~제작팀에서 제작비 등을 빼주고, 5만원을 지원해주며 우리는 텃밭 틀의 사이즈와 갯수를 줄이고 쿠폰을 제공하고 매주 간식을 바치는 것으로 해서 36만원에 협상이 성사되었다. 아마도 성공적인 협상이었다.
버터쿠키가 꽤 큰 역할을 한 듯 싶다. 아이들이 그 맛을 보고 앞으로 우리의 간식을 기대하게 됐으니 말이다. 협상을 마치고 등안과 내려오며(림보는 밥 먹으러 편의점 감 킄킄) 협상이 참 쉽지 않다고 느낌을 나눴다. 그리고 바로 떡볶이를 어떤 맛으로 다양하게 할까 고민했다. 우리의 ‘다양한 맛으로’ 떡볶이가 궁금하다면 다음 편을 기대해달라.
협상 영상은 곧 와락에게 받아 올리겠다. 그럼 모두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