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을 줄 알았던 텃밭 시작부터 큰 위기가 닥친다.. 그 이유는…
텃밭을 할 수 있는 곳이 다락방 밖에 있는 화분 세 개와 다가치 학교 옥상이었다. 하지만 밖에 화분 세 개 중 두 개는 고양이 똥이 가득한 고양이화장실이 되었고, 옥상은 구청 소유였다. 그래서 옥상에 가서 관리가 안된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녹이 쓸어있고, 쓰레기가 버려져 있고, 풀이 시들어있으니 이럴꺼면 그냥 우리가 관리하겠다고 민원을 넣으려고 했다. 구로구청 민원 사이트에 등안이 로그인하고 이제 글을 쓰려는 찰나 와락에게 물어보니 계약할 때 구조물을 바꾸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옥상을 우리 것으로 만들자는 우리의 원대한 꿈이 좌절되고 제 2안을 찾았다.
다락방 밖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고양이 화장실이 된 화분 옆에 공간을 쓸 수 있었다. 줄자를 가지고 가서 치수를 쟀다. 가로 80cm에 세로 260cm하나, 가로 80cm에 세로 550cm 하나 이렇게 크게 두 개로 텃밭틀을 ‘무엇이든~제작 팀’에 의뢰하기로 했다. 의뢰하기 전에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드는 지 자료조사를 시작했다. 다양한 텃밭틀 중 나무로 하면 4년 뒤면 썩는다고 해서 콘크리트 벽돌로 틀을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한 농부는 콘크리트를 부을 틀을 만들어 거기 콘크리트를 부어 텃밭틀을 완성했다. 이거다! 싶어 바로 수박과 논의했다. 하지만 콘크리트는 만들기 까다롭고 4년되면 모든 틀을 어차피 갈아야한다고 했다. 게다가 아래 배수판을 두기도 어려웠다. 수박에게 설득 당해 제 2안이었던 방부목으로 재료를 바꾸었다. 그리고 우리가 구상한 텃밭틀을 설명했는데,, 이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하. 그 이유는 너무 커서 텃밭틀을 세울 다리도 많이 들고, 목재 길이와 딱 떨어지지 않아 재료 값이 많이 들고 자투리가 남는다고 했다. 그러고 수박이 제안한 텃밭틀 설명을 듣는데 숫자의 곱셈, 나눗셈에 멍해졌다. 우리는 모두 정신줄이 놓아버렸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수박과 합의해 목재 길이와 딱 맞게 크게 계획했던 텃밭을 몇 개로 나누었다. 수주의뢰서를 받아 도면을 그렸고 그 사이 무엇이든 수박이 떠났다. 이때다 싶어 우리는 가격을 이야기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예산으로 저 엄청난 텃밭틀을 감당할 수 있을지, 어떻게 협상할 수 있을지 고뇌했다. 그래서 우리가 여는 레스토랑과 공짜쿠폰을 주고, 당연히 같이 만들면 20만원으로 협상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다음 주는 협상을 위해 뇌물-버터쿠키를 바칠 생각이다. 과연 협상을 잘 이뤄낼 수 있을까!?
모든 일을 겪고 힘이 빠져 밥을 먹었다. 라면, 햇반, 참치를 사와 끓이고 섞어 라면과 참치덮밥을 완성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림일지를 그리며 마무리,, 등안과 림보가 쓴 감상을 보면 복잡하고 사망할 것 같다는 거 보이시나요.. 오늘 얼마나 난관이 많았는지 아시겠죠..?
그리고..
프로젝트 시간에 때마침 나뭇가지를 치고 있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나뭇가지를 주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눈짓을 주고 받고 나뭇가지를 정리하고 계시는 아저씨에게 가져가도 되냐고 여쭤봤다. 허락을 받고 위잉거리는 기계들 아래서 나뭇가지를 열심히 주웠다. 위에 그림일지에 그린 장면이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 나뭇가지에 벌레가 있다고.. 괜찮을까..?